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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 정보의학인증의가 필요하다([인터뷰]한국정보의학인증의관리위원장인 김주한 서울의대 정보의학실 교수)

2012-07-25 08: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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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시간 : 2012-07-24 06:24:41

  • 최종편집시간 : 2012-07-24 06:24:41

  • 엄영지/loveleira@docdocdoc.co.kr




  • 엄청난 양의 데이터 중 원하는 데이터를 단시간 내 정확하게 뽑아낼 수 있는 ‘빅데이터 시대’가 오면서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날도 머지않았다. 하지만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비해 이를 다룰 수 있는, 의학과 IT 분야의 지식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의료정보학회가 발 벗고 나섰다. 의료분야에서 급증하고 있는 생명·의과학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의료정보분석가인 ‘정보의학인증의’를 양성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정보의학인증의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정보학회는 정보의학에 관심 있는 각 진료과 전문의나 전공의를 모집해 오는 11월 ‘정보의학인증의 교육수련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정보의학인증의관리위원회 김주한 위원장(서울의대 정보의학실 교수)을 지난 5일 만나 정보의학인증의제도가 갖는 의미와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들었다.







    Q. 정보의학인증의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 급변하는 정보기술에 의해 의료시스템이 바뀌고, 생명·의과학과 관련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의학교육이 국내에는 거의 전무하며, 정보의학 분야 전문가 또한 극소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보의학이 의사국가고시 필수과목이며, 수많은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도 각 전문과별 정보의학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Q. 미국의 정보의학 교육과정과 전문가 양성 제도는 어떤가.


    - 미국은 정보의학을 미래전략과목으로 보고 많은 기관에서 지원해오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에는 로버트우드존슨재단이 미국의료정보학회에 약 30만달러의 기금을 지원해 정보의학 세부전문의 제도 신설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미국의료정보학회가 2009년 9월 정보의학 세부전문의에 대한 정의, 인증을 위한 핵심 교육 및 수련 요구사항을 발표했고 전문의제도인증위원회는 이듬해인 2010년 진료과목 24개 전문과 인증위원회들의 승인을 얻어 공식적으로 정보의학 세부전문의제도를 실시했다. 가장 먼저 병리과와 예방의학과가 정보의학 세부전문의 자격시험을 2012년 말 수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미국의 선례를 바탕으로 의료정보학회는 국내 환경을 고려한 정보의학 교육과정과 학회인정시험을 포함하는 인증의제도를 수립하고자 한다.


    Q. 정보의학인증의제가 여타 인증의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 초음파나 내시경 인증의제가 원래 교육과정 내에 있는 수련 항목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정보의학인증의제는 전체 의대 커리큘럼에서 제외돼 있는 정보의학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점에서 정보의학인증의제는 기존에 해왔던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만들어진 타 인증의제와는 차별된다고 볼 수 있다.


    Q. 의료계 내부 반응은 어떤가.


    - 정보의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그래서 이번 정보의학인증의제 도입에 대해 많은 의료인들이 반기고 있다. 특히 전임의, 공보의, 대학원생 등 젊은층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기존 의료계 주류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이다. (정보의학인증의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 인증의가 내과에도 필요한지, 정신건강의학과에도 필요한지, 인증의가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주도권을 누가(각 전문과별 학회나 의료정보학회) 갖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의료정보학회는 인증의제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없다. 때문에 이해관계가 발생할 염려도 없다.


    Q. 정보의학인증의제가 도입되면 현 의료시스템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이라 보는가.


    - 의학연구에 가장 많이 활용될 것이다. 옛날에는 연구 논문 하나를 쓰려면 설문지를 만들고 데이터를 취합·분석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그러나 정보의학인증의가 배출돼 기관 내에서 데이터를 잘 다루게 되면 한 달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논문 하나가 완성될 수도 있다. 연구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의학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 몇 만 개나 되는 유전자의 상호작용을 알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등 관련 지식이 기본이 돼야 한다. 이같은 능력이 있어야 아직까지 굳게 닫혀있는 개인 맞춤형 치료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각 진료과목별 전문의들이 정보기술을 오픈마인드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Q. 병원경영 측면에서도 정보의학인증의가 도움이 될 수 있나.


    - 그렇다. 병원에서 진료를 얼마나 하는지, 병원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 병원경영 현황을 경영자의 감으로 분석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다양한 시스템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를 구성해 관련 데이터를 신속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앞으로는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미래 전략을 세워 질병 변화 추이를 예측하고, 환자 안전 관련 시스템 등에서 에러를 줄이는 게 가능해진다.


    정보의학은 병원경영뿐만 아니라 의료 관련 국가 정책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각 의료기관에 있는 데이터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원하는 목적에 따라 순식간에 취합할 수 있어 복잡한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분석하고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Q. 정보의학인증의가 배출되면 즉각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나.


    - 물론이다. 현재 의료계 내에서 정보의학인증의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보의학인증의 자격으로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현재 필요로 하는 소수의 인원만 배출하려고 한다. 진료과목 이외에 정보의학까지 잘 아는 전문의가 있으면 기관들도 이득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현실적인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다.





    Q. 어떤 과정을 통해 정보의학인증의를 선발하나.


    - 우선은 대학원 교육 수준으로 두 학기 동안 교육을 실시해 응시자격을 획득 한 후, 의료정보학회가 인정하는 정보의학인증의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인증의 취득 후에는 5년마다 주기적으로 인증의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인증의 시험은 의료정보학회에서 주최하며 한국정보의학인증의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한다.


    지난달에 (정보의학인증의제) 운영위원회를 비롯해 자문단 및 고문단을 구성했고, 8~9월 두 달간 원서접수를 통해 20명 내외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학기별로 16회에 걸친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


    Q. 교육 프로그램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나.


    - 기본적으로 임상 의료정보, 유전체 정보의학, 보건의료정보, 소비자 의료정보 분야 등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시스템, 보건의료정책, 의료경영, 리더십, 유헬스 등이 포함된 정보의학 ▲R 중급 통계학 및 자료처리론 ▲Python 프로그래밍 및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 및 임상정보 시스템 등을 1~2학기에 걸쳐 배우게 된다. 이밖에 바이오 유전체 정보학 개론은 GDA(Genome Data Analysis) 워크숍 수료로 대체할 예정이고, 학회지 논문 게재나 학회 참석을 통한 연수 평점, 수련병원에서의 병원정보시스템 수련도 인증의 교육과정 평점으로 인정해 줄 계획이다. 학기 중에 1박 2일 합숙 교육을 1~2회 정도 실시할 준비도 하고 있다.


    Q. 정보의학인증의 취득 대상에 의사 이외에 의료정보학이나 의료통계학 등 다른 분야 학생들도 포함시킬 계획인가.


    -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치료방사선과의 경우 의사는 아니지만 정보의학 세부전문의 자격을 주기도 하더라. 우리도 의료정보학 협동 과정에 정보의학인증의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은 정보의학인증의를 선발하는 초창기 과정이라 당분간은 MD(Doctor of Medicine) 중심으로 가려고 한다.


    Q. 향후 운영 계획은.


    -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험적인 성격이 짙다. 때문에 초기에는 각 진료과에 ‘정보의학’ 인증의 필요성에 대해 알리고 정보의학인증의제를 내실 있게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커리큘럼도 좀 더 정교하게 만들 것이다. 최근 부산대에 의료정보학교실이 만들어졌듯이 지방의대에도 정보의학이 전파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정보의학인증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정보의학 세부전문의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Q. 정보의학인증의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고, 컴퓨터나 정보기술에 관심을 가진 의사들은 ‘마니아’나 특별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단순히 도구가 아닌 의료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의학 및 의료정보기술이 의료계 내에서 독자성·정체성을 갖는 하나의 학술분야로 존재할 수 있도록 예비 정보의학인증의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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